2026년 8월 31일 월요일

데즈카 오사무의 삶을 바꾸는 메시지




재능에만 의지하지 않고 "노력"할 것.
자신을 지지해 주는 "동료"를 소중하게 여길 것.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열정"을 가질 것.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킬 것.




사람은 어른이 되면서 매일의 "책무"를 우선하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그렇게 미루다가 "하고 싶은 일"을 잊어버리게 된다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그렇기에 책무와 "하고 싶은 일"을 양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재 중지는 잡지 휴간(또는 폐간) 등의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작품에 매력이 없다"는 선고와 동일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데즈카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일 외에서도 좌절이 계속됐습니다.

억 단위의 빚을 지고, 자택을 정리해야 하는 역경에 처하기도 했지요.

"이제 데즈카의 커리어는 끝난 것 아니냐?"라는 

소문이 돌아도 책상에 앉아 꾸준하게 그렸습니다.

그가 낙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창작을 계속하는 자세.

이것이 재능이라는 성을 지탱하는 초석이었습니다.

토대가 없으면 모래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인정과 칭찬을 받으면 기뻐합니다.

성공한 경험은 자신감을 높이죠.

이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지만, 

성공 뒤에 오는 만족감은 사람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나는 이것으로 충분해. 완벽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데즈카는 그런 점에 철저했습니다.

아무리 칭찬받고, 호평이 쏟아져도 만족하거나 안주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만화가 문화의 말석(末席)조차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끼며, 

어떻게 해서든 바꾸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작품, 그다음 작품을 그려야지" 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쉬지 않고 그리지 않았을까요.




누구든 롤 모델은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뛰어난 스포츠 선수를 동경하고, 

기술을 따라 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습니다.

화가, 소설가, 영상 작가는 모두 자기 분야에서 

"동경하는 사람"을 따라 하며 시작합니다.

만화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한 분야만 공부해서는 자신의 세계가 넓어질 수 없습니다.

자신의 세계를 넓히지 못하면, 동경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없지요.

그래서 데즈카는 후배들에게 

"좋은 영화를 많이 봐라. 좋은 소설을 많이 읽어라. 

좋은 음악을 많이 들어라"라는 말을 했을 것입니다.




데즈카에게는 "만화가들이 넓은 시야를 갖고 

작품을 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계가 조숙한 재능이 번뜩이는 곳인 만큼, 만화가는 대부분 10대에 데뷔합니다.

작품이 성공하면 무척 바빠지고, 계속 이어지는 작업 탓에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갑니다.

외부의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 쉬운 직업이라는 말이지요.

만화가로서 일에 열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외부로부터 오래 단절되기 때문에 사고가 한쪽으로 치우칠 수도 있습니다.

고향에서 일생을 보낸 사람이 말하는 "우리 마을이 최고다"라는 말과 

마을을 벗어나 다양한 나라를 여행한 사람이 말하는 

"우리 마을이 최고다"라는 말 중 어느 쪽이 더 무게가 있을까요?

이것은 만화계 이외에서도 해당하는 듯합니다.

(중략) 어떤 직업이든 기술 외에 교양을 갖추면, 

결과적으로 인간성을 높이고 작품 완성과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잠을 거의 못 자고, 겸허한 태도를 유지하기 

힘들 때의 데즈카는 결코 사람과 만나지 않고, 

전화도 받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약속한 취재를 당일 오전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취소한 적도 있지요.

어쩔 수 없이 상대에게 단정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야 할 때는 

다소 무례하더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항상 겸허한 태도를 유지하는 데즈카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겸허하게 행동하자"라고 진지하게 마음을 먹더라도 

인간인 이상 몸 상태가 나쁜 날도, 기분이 좋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라면 만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면, 항상 겸허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는 상대의 입장만 고려해서는 제대로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먼저 자신을 가다듬어야, 생각도 잘 전달됩니다.




내 머리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완전히 공백 상태입니다.

제아무리 노회한 프로라고 해도, 

온종일 갇혀 있으면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어요.

정보가 없으면.




만화의 스토리나 소재는 내 머리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 밖으로 나가야 나옵니다.




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헝그리 정신입니다.

항상 무언가에 굶주린 긴장감이 나의 건강을 지탱합니다.




아주 잠시라도 자신의 시간이니까,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합니다.

내 만화를 그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만화가로 오래 남아 있을수록,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차이를 강하게 의식하고, 

시대감각에서 멀어진 것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화를 그린 지 30년.

창작 활동은 고독한 작업이지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정의 따뜻한 분위기는 작품에 잘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저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서 기초가 부족한 낙서 같은 그림이지만, 

적어도 무작정 그리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대화하듯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화와는 이제 이혼할 수도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함께할 숙명이니까요.




아무리 선택한 길이 험하고 괴롭더라도 시련을 받아들이고 괴로움을 견디세요.

오로지 돈만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살아 있을 때 더 멋진 인생을 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됩니다.

멋지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인생을 보내면 이것으로 내가 할 일은 전부 끝냈다, 

이제는 세상을 떠나도 좋다고 생각하면 괴로울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역시 인생에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불만이 있으니까 죽을 때 괴로워합니다.




앞으로 몇십 년 살 수 있는 사람이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 

최고의 인생을 보내고자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로 인생의 보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일도 있다.

그럴 때 자기 자신이 굳건한 방패이자 아군이라는 것이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중략) 여러 번의 체험으로 이 말이 탄생했다.

"사람을 믿자, 그러나 그 백배만큼 자신을 믿자"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만화를 읽고,

서로를 이해하고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어인 만화를 사용해 무언가를 하다니,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데즈카가 평생 그린 원고는 약 15만 페이지에 달합니다.

만화가로 데뷔했을 때부터의 시간을 계산하면, 

하루에 약 10장씩 365일 쉬지 않고 

그리지 않으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분량입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60편 이상 제작했습니다.

데즈카는 무한한 열의를 품고 자신을 믿으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생의 난관을 극복했습니다.

이 책은 시대의 선구자이자 만화가인 

데즈카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를 모은 것입니다.

제가 매니저로 함께했던 데즈카와의 16년을 돌아보고, 

그와의 일상적인 대화를 가져왔습니다.



- 책 본문에서 발췌 -



-----------------------------------------



이 책은 『철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블랙 잭』, 『붓다』, 『불새』 등 

수백 편의 만화와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남긴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고(故)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가 생전에 남긴 말과 행동,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인생철학을 기록한 책이다.


다만 이 책은 데즈카 오사무 본인이 직접 저술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마츠타니 타카유키(松谷孝征)로, 

과거 일본 만화 잡지 "만화 선데이(漫画サンデー)"에서 

데즈카 오사무의 담당 편집자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때의 인연을 계기로 1973년 데즈카 프로덕션에 입사했고, 

데즈카의 애니메이션 작품 제작에도 여러 차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그리고 데즈카 오사무가 세상을 떠난 1989년까지 무려 16년 동안 그의 곁에서 매니저로 일했다.

(2026년 8월 현재는 데즈카 프로덕션의 대표이사라고 한다.)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데즈카 오사무의 유명한 말을 모아놓은 책이라기보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와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데즈카의 창작에 대한 태도와 삶의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2014년 일본에서 출간된 手塚治虫 壁を超える言葉

(데즈카 오사무 벽을 뛰어넘는 말)을 번역해 2025년 7월에 국내에 출간한 책이다.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교과서

(일본명 手塚治虫のマンガの教科書-マンガの描き方とその技法)"라는 

책을 읽은 후 바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궁금해서 한번 읽어보게 되었다.

책 구성은 "노력, 동료, 열정, 신념"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교과서" 후기]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소감은 우선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 없이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집중해서 읽는다면 1~2시간 정도면 완독할 수 있을 만큼 

내용이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책의 크기도 작은 편이라 손에 들고 읽기 편했고, 

가볍게 휴대하면서 틈틈이 읽기에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데즈카 오사무의 자서전인 『만화가의 길』이나 

작법서인 『만화 교과서』에 비해 훨씬 읽기 편하고 부담이 적었다.

무엇보다 책 곳곳에 인상적인 글귀와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 많아, 

분량에 비해 얻어가는 것이 많은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으면서도 데즈카 오사무의 창작에 관한 

생각과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어 유익하고 인상 깊게 읽었다.


아쉬운 점들은 다음과 같다.

데즈카 오사무의 생애와 작품, 업적 등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없다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흑백 만화 제작, 즉 어시스턴트 시스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는 점.

또 평소 만화나 애니메이션 장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 중 일부가 생소하거나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위키나 관련 자료를 통해 

데즈카 오사무의 생애와 대표작, 주요 업적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먼저 알아본 뒤 책을 읽어보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사전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읽는다면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일화와 

데즈카 오사무의 말이 훨씬 더 잘 이해되고 그 의미도 깊이 있게 다가올 것이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이 책이 데즈카 오사무가 세상을 떠난 지 

약 25년이 지난 2014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인 마츠타니 타카유키가 생전에 데즈카 오사무의 곁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만큼 책에 담긴 일화와 이야기는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데즈카 오사무의 몇몇 행동이나 

일화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느끼게 된 이유는 데즈카 오사무가 엄청난 작업량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나 곤란을 안겨준 일화가 

책 곳곳에서 반복해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창 바쁜 시기에 강연 의뢰가 들어왔을 때, 

매니저는 이미 잡혀 있는 스케줄과 원고 작업량을 

고려해 의뢰를 거절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데즈카는 강연도 만화를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일이라며 결국 의뢰를 받아들인다.

문제는 이후 원고 작업 때문에 결국 강연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런 식으로 사죄해야 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두고 비록 마감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일단 수락한 일은 결코 허투루 처리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데즈카다운 일면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과연 이것을 정말 

"상대를 배려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처음부터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의뢰를 거절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더 배려 있는 행동이 아닐까 싶었다.


또 다른 일화에서는 원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편집자에게 이야기해 놓고 몰래 영화 시사회에 갔다가 들통난 이야기도 나온다.

약속했던 취재를 당일 오전까지는 문제없이 진행할 것처럼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임박해서야 취소한 일도 소개된다.

물론 그때의 구체적인 사정까지는 알 수 없지만 

책에 적힌 내용만 놓고 보면 상대방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하고 황당했을 법한 행동으로 느껴졌다.


자기 모습이 단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다소 무례하게 보일 수 있더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전화조차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일화도 나온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행동을 데즈카 오사무가 

겸허함을 유지하려 했던 태도로 해석한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도 "정말 겸허한 태도가 맞을까? 

단순히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행동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데즈카 본인의 생각을 알 수 없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책에 묘사된 내용만을 보면 쉽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밀린 원고 작업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데즈카가 오히려 매니저에게 "당신의 스케줄 관리가 

나쁜 것이 문제"라고 말하는 일화도 나온다.

또 출장을 가던 중 차를 타고 이동하면 늦을 것 같으니, 

지하철을 이용하자는 매니저의 제안에 

"나는 데즈카 오사무다"라고 말하며 거절한 이야기도 있다.

이때 매니저 본인 역시 순간적으로 

"뭐야, 너무 거만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에는 자신의 이해가 부족했다며 오히려 

데즈카 오사무를 이해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 역시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시스턴트 지망생이 너무 많아 데즈카 오사무가 

모든 응모 작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최고참 어시스턴트가 먼저 작품을 선별했던 일화도 있다.

그런데 데즈카는 1차 선별을 통과한 작품보다 오히려 탈락한 작품부터 살펴보았고, 

그중에서 최고참 어시스턴트가 탈락시켰던 작품을 다시 선택해 통과시켰다고 한다.

데즈카가 직접 작품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당시 1차 선별을 맡았던 어시스턴트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럽고 

난처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칠레 이스터섬으로 취재와 여행을 떠나는 에피소드는 더욱 그랬다.

자세한 내용까지 적으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정도로 여러 일이 있었고, 

결국 마츠타니 타카유키는 품 안에 사직서를 넣어두고 

실제로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사직서를 꺼내려는 순간, 데즈카 오사무가 

웃는 얼굴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풀려 사직서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웃는 얼굴을 보고 데즈카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힘을 주는 태양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일화의 전후 내용을 읽고 있으면 개인적으로는 

"정말 태양과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매니저로서는 멱살을 잡고 따지거나 크게 싸워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힘든 상황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웃는 얼굴 하나로 모든 것이 풀리고, 

그것을 다시 데즈카 오사무의 위대한 면모로 

연결하는 방식은 나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외에 원고가 밀려 있어서 편집자가 화를 내고 있는데 가족과 식사하러 간다든지, 

원고를 기다리다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갔던 편집자들과 

원고를 기다리는 서로 다른 출판사의 편집자끼리 

당장이라도 치고받을 듯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는 일화 등.


이러한 일화들을 읽으면서 나는 당사자가 아닌데도 

여러 차례 답답하고 짜증을 느꼈다.

데즈카 오사무가 일본 만화사에 남긴 위대한 업적과 

창작자로서의 뛰어난 능력은 분명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상당히 이기적이고 

주변 사람을 힘들게 했던 면모도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데즈카 오사무가 

직접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인터뷰나 기록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마츠타니 타카유키가 당시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서술한 책이라는 점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데즈카 오사무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당시 그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의도에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지금에 와서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데즈카 오사무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저자인 마츠타니 타카유키가 자신의 기억과 판단을 바탕으로 

추측하는 표현이 생각보다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와 같은 표현들이다.

이러한 부분은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디까지가 데즈카 오사무가 실제로 했던 생각이나 말이고 

어디부터가 저자의 추측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데즈카 오사무와 오랜 시간 함께했던 저자의 해석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추측이나 해석보다는 

당시 데즈카 오사무가 실제로 남긴 말과 기록, 

혹은 그때의 상황을 더욱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함께 제시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무엇보다 데즈카 오사무가 그 순간 실제로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면, 

책의 내용이 훨씬 더 깊이 있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